Chapter 113
아침에기상하는즉시나는한마디를내뱉었다.
“망했다.”
알사람은알것이다.
눈을뜨자마자직감하게된다.
확신을가지기위해시계를보니-
8시45분.
“…늦잠잤다.”
미치겠다,정말.
침대에서뛰어내려후다닥씻고냉장고에서샌드위치를꺼내입에물고는곧장기숙사를뛰쳐나갔다.
발바닥에불이날정도로달려보지만…
“지각이다,아서.”
레이커드교수님의엄한얼굴이나를반겨주었다.
“죄송합니다…”
“얼른자리로가도록.”
하필실습시간이이뤄지는야외수련장이기숙사와멀리떨어져있어서늦고말았다.
기숙사를옮기지않았더라면,
더일찍일어났더라면,
무엇보다도…
‘…릴리스가깨워줬다면.’
릴리스의입맞춤으로시작하는아침이사무치게그리워졌다.
한숨을푹내쉬고있자니,누군가내등을두드렸다.
“안녕하신가,지각생.”
나는뒤도돌아보지않고답했다.
“안녕하십니까,변경백딸내미.”
레티였다.
“요즘너진짜이상한거알지?”
“뭐가?”
“2주간수업불참에,”
“그건릴림때문이었다니까?”
“이번에는지각.”
“그건…”
할말이없었다.
“심지어너마법을쓸수있게되었다는게사실이야?”
아차,이걸설명해야했다.
어제수많은학생들이보는앞에서귀족학생들을날려버렸다.
의심의여지가없는완벽한마법이었다.
다만흑마법이라는사실을말할수는없었다.
레티에게는더더욱.
레티의아버지엘레노어변경백은인품이좋기로유명한사람이었으나,흑마법사를매우경멸하기로도유명한사람이었다.
듣기로는사로잡은흑마법사를산채로끓는기름에튀겨버렸다고…
좋은인품이흑마법사에게는적용되지않는다는뜻이었다.
그런사람의딸에게흑마법사라고고백하는것은자살행위아닌가.
어떻게설명해야하나고민하던그때,
“아서.”
레이커드교수님이다가오셨다.
“어제일에대해서총장님께들었는데…”
아,안돼…!
불타는십자가에매달려죽을수도-
“소환수와마나를공유할수있다고?”
“…네?”
“총장님이그렇게말씀하셨다만,아닌가?”
“…아,아뇨.맞습니다.전부릴림의마력으로사용한마법이었습니다.”
총장님이미리수를써둔모양이다.
‘휴우…다행이야.’
레티를흘겨보니납득한듯고개를끄덕이고있었다.
“수업이끝나면록사나교수님께가보도록.패밀리어마법은워낙희귀한케이스라알려진정보가많지않아서궁금한점이많은모양이다.”
“안그래도다음수업이록사나교수님수업입니다.”
“그렇군.아,어제있었던일.징계는없을거라고총장님이전해달라고하셨다.”
징계가없다고?
학생세명을날려버렸는데?
어리둥절한표정으로있자니레이커드교수님이보충설명을해주셨다.
“총장님이회상마법으로대상학생들의폭언을들었다.심하게다치지는않았으니넘어가기로했다더군.”
아무리그래도폭언과폭력은전혀다른문제다.
표정을보니레이커드교수님도잘이해가되지않는모양이다.
아무래도나를커버해준것같은데…
‘…이게뒷배라는건가?’
힘과권력이모두있는최고의뒷배.
총장님께감사해야겠다.
교수님이다른학생들을보러멀어지자레티가말을걸었다.
“소환수와마력을공유받다니…그런게가능한거야?”
이럴때가장좋은답변은,
“나도몰라.”
내가그걸어떻게아니?
거짓말인데.
—-
기초마법만몇개연습하며시간을때우자수업종이쳤다.
마음같아서는중급마법까지연습해보고싶었으나,이미소문이퍼진건지학생들의시선이따가웠다.
도저히그시선을받아내며마법을쓸자신이없었다.
야외수련장에서건물내부로들어가자지진의흔적이깔끔하게사라진벽이보였다.
내시선을눈치챈레티가말했다.
“교수님들전부동원되어서수리마법을걸고다녔대.총장님까지나섰다는이야기가있어.”
“총장님까지?꽤나심했나보네.”
“어?너지진못느꼈어?”
“아…”
지진이났을무렵나는총장님의마법을받고잠시기절해있었다.
“좀졸았거든.”
“…그게말이된다고생각해?그때지진이얼마나컸는데.”
“왜말이안돼?너도가끔졸면서코골잖아.나는그때야말로지진이일어난줄-”
“닥쳐!”
분노한레티의주먹을이리저리피하며소환마법강의실로이동하던그때,
“선배님~!”
“이런-”
성녀후보클라나였다.
“레티나중에보자.”
“응,어어…”
레티를내버려둔나는전속력으로달려갔다.
“앗!선배님!!패밀리어하고마력공유를한다면서요?어떤방식인지알려주세요!!”
“나도몰라!”
“그럼소환수를보게해주세요!”
“안돼!”
뒤를돌아본나는-
“커헉!왜이렇게빨라!”
벌써내등뒤에있었다.
분명성국출신은비실비실하다는생각이뿌리깊게박혀있었건만,아무래도선입견이었던모양이다.
성녀를떨어뜨려놓을수있는장소를물색하던나는시야끄트머리에스친표지판을보고곧장그곳으로뛰어들어갔다.
“아앗!치사해!”
그곳은다름아닌남자화장실이었다.
“후우,세이프…”
잠시기다리다가슬그머니밖을내다보니성녀가투덜거리며멀어지는것이보였다.
혹시몰라서종이칠아슬아슬할시간까지화장실에박혀있던나는간신히늦지않게강의실에들어갈수있었다.
어제도수업이있었지만,내가학생들을날려버리고이어서지진까지일어난바람에꽤나오랜만에듣는수업이었다.
다만…
‘…이거내가듣고있어도되는건가?’
소환수없는소환마법사라니.
이게말이나되는소리인가.
일단개념들만머리에집어넣고있자니문득시선이느껴졌다.
고개를돌려보니나한테시비걸다날아간귀족삼인방이다.
나와시선이마주치자기겁하며고개를팍숙이는것이참으로…
‘…이런거좋아하면안되는데…’
큰일이다.
성격이폭력적으로변하는것같아…
‘좋은생각하자좋은생각.’
다만그좋은생각의대부분이릴리스와의추억인지라결국그리움만커지고말았다.
‘…지금뭐하고있을까?’
적어도졸업때까지는와주면좋겠는데…
그런생각을하고있자니수업종이쳤다.
“아서학생은저를따라오세요.”
록사나교수님이나를보며자애로운미소를지으셨다.
그러나그미소뒤에어쩐지포식자의섬뜩함이자리한것같은건기분탓일까…?
—-
“흐어어…”
아니나다를까.
교무실에들어오는즉시눈빛이바뀐교수님은내게온갖질문을퍼부으셨다.
마나의공유방식,
현재릴리스의상태,
패밀리어는병에걸리는가에대하여…
쉬는시간의대부분이날아가버리고말았다.
다음수업때문에가봐야한다고말하자아쉬운표정을지으며말하시길,
“다음에이어서이야기하죠.”
‘..총장님께얘기해서잠시소환마법강의를뺄까?어차피릴리스도없는데…’
기가빨린나머지터덜터덜다음강의실로향하던그때,
“아서선배님.”
누군가나를불러서고개를돌려보자…
“화,황녀님?!”
복도에서나를부른건다름아닌헬레나황녀님이었다.
“잠시이야기할수있을까요?”
“아,네네,그럼요.”
어째딱히위협적인행동을한것도아닌데몸이저절로움츠러든다.
이게황가의위엄인가.
“단도직입적으로말씀드리죠.아서선배님,학생자치회에들어오실생각없으십니까?”
“:……예?”
갑자기무슨…?
“이번필기시험에서차석과큰격차로수석,저번실기시험에서도뛰어난성적을거두셨죠.이정도면학생회에들어오기충분하다고생각합니다만.”
“아뇨아뇨,그게아니라저를왜갑자기학생회에입부시키려는건지…”
“당연한말입니다.능력있는학생을능력을활용할자리에두는거죠.마침서기자리가빌것같습니다만,어떠십니까?”
수석이되다보니학생회입부를권유받을줄이야,그것도황녀님께…
학생회는다른부에비해가진권한이더크기때문에때문에가장입부하기어렵다.
그만큼안에서다양한인맥을만들수있기때문에졸업하고나서많은도움이된다고…
하지만지금의내게는,
“죄송합니다.학생회에는들어가고싶지않습니다.”
“…어째서죠?학생회에들어오면졸업하고많은도움이될겁니다.특히…이런말씀부담스러우실거압니다만,평민출신인선배님에게는특히많은도움이될겁니다.”
역시내가아는그대로의말이돌아왔다.
당연히도움이될것이다.
무려황녀님의권유로들어왔으니다른귀족들도함부로대하지않을뿐더러,듣기로는다른혜택도많다고.
만약이제안을작년에받았더라면나는이제안을덥썩물었을것이다.
그러나지금의내게는릴리스가있다.
설령지금은곁에없지만,반드시평생을같이보낼것이라생각한사람이있다.
졸업하고나서많은도움?
솔직히필요없다.
설령마도제국황제의도움이라도릴리스의도움보다귀할리는없을테니.
따라서내대답은,
“죄송합니다.좋은제안주신거알고있습니다만,저는어디에도소속되고싶은마음이없습니다.”
“…그렇군요.”
뭔가무거워진황녀님의답을끝으로잠시침묵이흘렀다.
그침묵을깬것은다름아닌,
띵동댕동-
“아-”
“앗.”
—-
터덜터덜…
다리에힘이들어가지않았다.
황녀님과의대화로수업에늦어서교수님에게혼나고,
이후쉬는시간에는다시성녀에게쫓기고,
마침내점심시간이되자곧장기숙사로돌아왔다.
“으으…다녀와스비다…”
현관에털썩주저앉아버린나는허망하게천장을올려다보았다.
“릴리스보고싶다아…”
무슨하루가이렇게기냐…
힘들어죽겠네…
그래도이제맛있는음식을먹으며휴식을-
띵동~
“……”
나는일어나려는자세그대로얼어붙었다.
내가답이없자또다시울리는초인종.
띵동~
나는다급히문에달린렌즈를통해밖을내다보았다.
‘설마성녀가여기까지…응?’
문앞에서있는사람이전혀예상치못한사람이라잠시벙쪄있던나는,
띵동~
다시울리는초인종소리에정신을차렸다.
문을열자앞에서있는사람이해맑게웃는다.
“안녕하세요,선배!”
웃음만큼이나해맑은목소리로인사하는밤색머리카락의여학생.
바로카리사였다.
“안녕,너는또무슨일이야?”
“릴리…ㅁ이아프다는이야기를들어서요.혹시무슨일인가해서.”
카리사는릴리스의정체를알고있었다.
그러니의문이든거겠지.
이걸말해야하나말아야하나고민하던그때,
“…잠깐,카리사너혹시차ㅌ…네신님하고많이친해?”
순간외신의본명이튀어나올뻔했다.
조심해야-
“차토구아님이요?”
“야야!밖에서그렇게말하면…”
“에이,괜찮아요.저희차토구아님은여기서는인기가없어서들어도누군지모를테니까.”
…저렇게말하는걸보아하니꽤나친한모양이다.
“일단들어와봐,할말이있어.”
카리사는외신의계약자였다.
혹시심연회의에대해서아는게있지않을까?
그런데카리사는돌연의미심장한미소를짓더니,
“어머,지금여성을집안에들이는거예요?”
“야.”
“푸훗,표정봐.알아요,알아.선배한테는밤의여왕님한분밖에없겠지.”
“알면그런말하지-”
“근데그거알아요?지금아카데미에서돌고있는선배님별명,밤의여왕님이들으시면엄청화내실것같은데.”
“별명?뭔데?”
소악마스러운미소를만면에띄운카리사가말하길,
“바람둥이.”
“?!?!”
이무슨-
[!– Slider main contain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