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eign Press Noona Is Obsessed with Me

Chapter 105



릴리스의순간이동덕분에우리는늦지않게첫수업에들어갈수있었다.

그건다행이긴하지만…

‘……’

‘……’

‘…망했다.’

수업이끝나고학생들이일어나고있을무렵,나는멍하니칠판을바라보고있었다.

분명수업을열심히들은것같은데전혀기억이나지않았다.

어제의일이계속떠올라서도저히집중이되지않았다.

그런내시야에분홍빛육구가들어왔다.

내코를톡톡건들이는말랑한발바닥.

-왜그래,아서?수업끝났는데?

-…아무것도아니에요.

사실대로말하기는또쪽팔렸다.

심지어기억을떠올릴때마다반응하는아랫도리때문에심히곤란한상황이었다.

‘뭐라도정신을돌릴만한게필요한데…’

주변을둘러보던나는문득학생들의시선이내게쏠리고있다는사실을깨달았다.

요즘내가시선받을일이많기는했지만…

‘설마릴리스하고데이트하는장면을누가또찍은건가?’

또신문에올라간거라면이해가되었다.

마법으로릴리스의외모를낮추기는했으나그럼에도상당한미인이었으니까.

“아서!”

굵직하고우렁찬목소리에나는고개를돌렸다.

“안녕,루크.”

“좋은아침이다,아서.”

나는마침생각하고있던의문을루크에게물어보기로했다.

“무슨일있어?애들이나를보는시선이느껴지는데.”

“음?모르고있었나?지금중앙계시판에필기평가순위가올라왔다.나도보러가는중이었는데같이가지않겠나?”

아하,오늘이시험성적이나오는날이었지?

아카데미에서는성적이발표되는날모든학생들에게성적표가배부되는동시에중앙계시판에상위성적자100명을추린순위표가올라온다.

그순위표가아니었더라면루이스에게찍힐일도없었을것이다.

만천하에성적을공개하다니,이무슨무례란말인가.

‘그런데뭐,이번에는안올라가있겠지.’

원래도잘보지않았지만,이번에는궁금하긴했다.

내뒤를이어수석이된사람이누굴까?

저번필기때차석을한일리나?

아니면열심히공부하던평민학생들중한명?

“그래,같이가자.”

루크와나란히계시판으로걸어가는길,루크가내게말을건넸다.

“아서,너는굳이순위표를보는의미가있나?”

“무슨소리야””

“너는입학한이래필기평가에서단한번도수석을놓치지않았다고들었다.어차피수석일텐데굳이보는의미가있냐는말이다.”

“이번에는다를거야.공부를조금늦게시작했거든.”

“얼마나했는데그러지?”

“일주…한달조금넘게?”

자칫릴리스앞에서그동안흑마법공부를했다는사실을말해버릴뻔했다.

조심해야지…

“…그게조금이라고?”

“조금이지.원래라면저번학기기말평가끝나자마자공부했어야해.”

“…허.”

“그러고보니루크,너는성적이몇위권이더라?”

“…그래도100위권에는들어온다.”

학년공식열혈바보인루크지만,의외로필기성적이나왔다.

듣자하니암기는나름한다고.

물론응용문제는죄다틀리지만.

중앙계시판에다가가자이미많은학생들이모여있는것이보였다.

진지하게자신의순위를확인하는학생들과,그저순위라는것에서흥미를느끼는학생들이뒤섞여있었다.

중앙계시판한가운데에대문짝만하게붙여진종이.

나는아래에서부터순위를살피기시작했다.

‘100위권안에있으면기숙사는확정일텐데.’

천천히살피던와중,내어깨를툭툭치는루크.

“왜?”

“…공부를늦게시작했다고?”

“응,그랬는데?”

“……”

루크는말없이손가락을들어순위표윗부분을가리켰다.

그손가락을따라간나는천천히입을벌렸다.

“…하?”

수석-아서

…어라?

—-

성적표를받아든나는고개를갸웃거렸다.

“어라?왜이성적이수석이지?”

-어디봐봐.



릴리스가볼수있도록성적표를낮춰주자그것을찬찬히살펴본릴리스는,

-…오히려내가묻고싶은데.이게어떻게수석이아닐수가있어?

-이정도면못본건데요.

-과목당두개씩틀렸는데?

-아,한과목은세개틀렸어요.

-……

릴리스는어이없다는표정으로(고양이가저런표정을지을근육이있다는사실이놀라웠다.)나를바라보았다.

-아니왜…

그순간푸드덕푸드덕날갯짓소리가들렸다.

소리를향해고개를돌려보자열심히날갯짓을하고있는푸른비둘기가있었다.

휘리릭!

휘파람소리를내는신기한새,터위트는정확히나를바라보고있었다.

그녀석은부리로편지를들고있었다.

“내거야?”

휘리릭!

휘파람소리와함께고개를끄덕인터위트.

손을내밀자내게편지를건네주고는바쁘게하늘을날아갔다.

편지의겉면에는…

총장님의인장이찍혀있었다.

…이분은또왜?

—-

후르릅…

조용한총장실에찻잔이달칵거리고찻물을마시는소리가간간이들렸다.

총장이새로꺼낸가장좋은차를마신아서는눈을동그랗게떴다.

차에대해아는것이전혀없는아서조차도감탄할정도로고급진차였다.

차를반모금마시며슬며시눈을들어맞은편에앉은총장을힐끔쳐다본아서는,

자신을빤히쳐다보고있는총장과눈이마주쳤다.

후다닥시선을내린아서는다시차를마셨다.

그러기도한참이라방금한모금으로차가다떨어졌다.

그러자기다렸다는듯이자신의찻잔을내미는릴리스.

“이것도마셔.”

고맙긴했지만릴리스의차를뺏어먹을수는없던아서가거절하려던그때,불쑥입을그의귓가에가져다댄릴리스가속삭였다.

“어제일때문에수분이부족할거야.많이마셔둬.”

잠시그말의의미를생각하던아서는,

“…!!!”

잠자코릴리스가내민찻잔을받아들고고개를푹숙였다.

그런아서를귀엽게여긴릴리스가웃으며머리를쓰다듬었다.

“크흠…”

둘의사이좋은모습이왠지모르게불편한총장은헛기침을했다.

“우선학년수석이된것을축하한다.”

“…네?”

아서는총장의말에머금은차를뿜을뻔했다.

“당연한말이다.실기와필기모두수석이되었으니.당연히학년수석이지.물론이번과작년기말을합쳐서생각하면말이야.”

“아,아뇨…저번실기는솔직히제대로된시험이아니었으니까…”

“그래도성적산출은정확했다.드림랜드에떨어진학생들을사실상둘이서구해냈지.그런학생이수석이아니라면누가수석이될까.”

“다른학생들의도움이-”

“그학생들을안전한장소에모아둔게바로너다.”

“릴리스의도움이-”

“그릴리스는공식적으로너의소환수다.”

“으음…”

아서는난감한마음에뺨을긁적였다.

학년수석이라는자리는그에게부담스러운자리였다.

그러다문득방금전보았던순위표를떠올린아서가말했다.

“근데이번필기는뭔가이상했어요.”

“이상하다니?”

“제가왜수석인지모르겠는데요.”

총장은고개를갸웃거리더니손을휘저어종이를한장불러왔다.

그종이는아서가받았던성적표와똑같은내용이적혀있었다.

“…이성적을보고도왜수석인지모르겠다고?”

“네,저는당연히만점아니면수석이안될줄알았거든요.이번시험이어려웠나…?”

총장은잠시아서와손에든종이를번갈아보고는고개를저었다.

“네가뭔가착각하는게있군.”

“착각이요?”

“너의뒤를이은필기평가의차석이누군지알고있나?”

“어…일리나아니었나요?”

“맞아.일리나프로스트지.그일리나가이번필기에서평균몇점이었는지알고있나?”

“아뇨?”

아카데미의학생들은매우친한친구가아니라면서로의성적을잘알려주지않았다.

아서또한레티를제외한다른학생들의성적은몰랐다.

저번실기를기점으로일리나와평범하게이야기나눌수준은되었지만,아직그정도로친하진않았다.

“평균75점이다.”

총장의말에아서의눈이동그래졌다.

“…75점이요?평균이?”

“그래.”

“이번에일리나컨디션이별로안좋았나보네요.”

“아니,일리나프로스트가지금껏본모든필기평가점수에서평균을내도비슷한점수가나온다.”

“…넹?”

어리둥절한아서의표정을본총장은한숨과함께말했다.

“하아…애초에아카데미의필기시험은만점을맞으라고만든문제가아니란말이다.어차피모두실기로빠질걸아니까사실상교수들은문제를내고싶은대로내게되고,난이도는전공수준으로치솟는다.75점도높은점수라는말이지.하물며만점은…말안해도알겠지?”

아서는입을헤벌리고총장의말을들었다.

자신의상식이무너지는말에그의머리가혼란스러워졌다.

그런아서를내버려두고릴리스가입을열었다.

“학년수석이면혜택같은건없어?”

“물론있다.자질구레한건전부재치고가장중요한건기숙사겠지.”

“아서가말했었어.좋은성적을받으면기숙사를옮길수도있다고.”

“맞아.더욱좋은기숙사로옮겨지겠지.오늘부른건그일에대해서다.기숙사입실은앞으로한달동안네가원하는날에하면된다.네정보를이미문에저장해두었으니언제든지들어가도될거다.”

“감사합니다,총장님.”

고개를숙여인사하는아서와그런아서를보며꿈틀거리는입꼬리를애써내리기위해노력하는총장.

“볼일은끝이야?”

“하나더있다.”

“뭔데?”

“혹시너희…성녀후보를만난적있나?”

움찔-

아서와릴리스가동시에시선을슬그머니돌렸다.

그모습에총장은머리를부여잡았다.

“하아…조심좀하라니까…”

총장의눈치를보며조심스레입을여는아서.

“그…성녀후보가먼저다가오는바람에…”

“성녀후보가?어째서?”

“본인이소환마법사라면서패밀리어인릴리스를보고싶어하더라고요.”

“소환마법사?성녀가?”

“네,본인이그렇게말했어요.”

“으음…”

총장은잠시고민에빠졌다.

성녀라면당연히신성력을기반으로한성법으로마법을연기할거라생각했는데,소환마법이라니…

고민끝에총장은아서와같은결론에도달했다.

‘이미소환수가있는모양이군.하지만어떻게?성국의꼰대들이허락했을리가없는데?’

턱을괸채고민에빠진총장을탐탁지않게쳐다본릴리스가툭내뱉었다.

“수업시작하겠어.슬슬보내주지?”

그말에상념에서깨어난총장이고개를끄덕였다.

“그래,늦지않게가봐라.”

사실이렇게직접만나지않고편지로통보해도되는일이지만,자신의후손을보고싶은마음에굳이총장실로불러안내해준총장이다.

성녀에관한이야기도즉석에서생각해낸것이었다.

다시한번인사를한아서가총장실을나서자릴리스와총장이서로를마주보았다.

무언의대화가오가고,고양이로변한릴리스가방을나섰다.

홀로남겨진총장은의자등받이에몸을기대며찻잔을들어올렸다.

살짝식은찻물을마시며방금전아서의모습을떠올리는총장.

피식-

“딸키울때생각나네.”

추억을회상하며미소를머금던총장은,

쿵쿵쿵!

총장실문을두드리는소리에화들짝놀라몸을일으켰다.

혹시아서가돌아온것은아닐까생각하며마법으로문밖을살피자…

“…쯧.”

아쉽게도불청객이었다.

그래도일단손님이었으니표정관리를한총장은큼큼,목을가다듬고말했다.

“들어오시지요.”

문이열리며들어오는사람은중년에서노년으로넘어가는기점에있는남성이었다.

“총장님!”

얼굴을붉히고씩씩거리며다가오는것을보니꽤화가난모양이었다.

총장은순식간에피곤해지는것같았지만,내색하지않고입을열었다.

“오랜만입니다,학장님.”

총장실에들어온사람은다름아닌마법학부의학장이었다.

“총장님,제1기숙사에이학생이들어가게된다는것이사실입니까?”

학장이들이민자료에는아서에대한정보가적혀있었다.

제1기숙사는이아카데미에서가장시설이좋은기숙사로,아서가들어가게될곳이다.

“네,맞습니다.”

“그결정을철회해주십시오.”

총장의눈썹이꿈틀거렸다.

“어째서인지이유를들어봐도될까요?”

“당연한겁니다.이학생은자격이없으니까요.”

총장은손아귀에힘이들어가는것을느꼈다.

‘뭐가어쩌고저째?감히내후손에게자격을운운해?’

당장이라도저입을꼬매버리고싶은마음이들었지만,자신의위치를떠올린총장은간신히참아낼수있었다.

“자격이없다니요.아서학생은저번학기실기에서수석,이번필기에서수석을차지하며엄연한성적우수자가되었습니다.”

“그성적우수자라는게애초에말이안된다는겁니다!총장님,이학생은마력이없습니다.마법사를양성하는본교에마력이없는학생이라뇨?이게말이나됩니까?”

“아서학생에게는소환수가있습니다.굳이마력이없어도되는패밀리어가말이죠.”

“마력이필요가없으면그게어떻게마법입니까.”

“패밀리어마법은엄연한마법입니다.그에대한이야기를하실거면제가아니라제국의회에가보시죠.”

“하지만총장님,저는쏼라쏼라…”

총장은지끈거리는머리를부여잡았다.

마법학부학장이마력을최고로여기는마력우월주의자인사실은이미알고있었고,

아서에대한정보를찾으며학장이아서를상당히싫어한다는것도알게되었지만,

설마이렇게찾아와서말할줄이야.

‘가문의인지도로학장자리에오른주제에말도많군.젠장,괜히황립에와서는…사립이나세울걸그랬어.’

학장의말을한귀로듣고한귀로흘리던총장은문득그의말이이상한주제로빠지고있다는것을깨달았다.

“애초에평민들은아카데미에발을들이지못하게해야…”

마력에대해말하던그는어느새평민학생아서를비판하고있었다.

‘감히누구앞에서…!’

결국참지못한총장이소리나게찻잔을내려놓았다.

짤그락

그소리에학장이총장실에들어온이래처음으로입을다물었다.

“학장님.”

“…예.”

총장의분위기가심상치않다는것을읽은학장의태도가조심스러워졌다.

“학장님은제가학생들을차별해야한다고생각하는겁니까?”

“아이고,차별이라뇨…당치도않습니다.저는그저능력에따라교육을해야한다는-”

“그 ‘능력’이라는걸어떻게구분한다는거죠?학장님이말씀하신신분으로?”

“신분은가장확실한보증입니다.아무것도없는곳에서시작한평민과미리교육을받은귀족사이에는큰간격이-”

“아서학생은이미저번실기평가에서모든귀족학생들을구해냈습니다.제가작성한평가보고서를보시면알텐데요?”

그말에학장은눈을끔뻑이더니시선을슬그머니돌렸다.

‘안봤구만.’

“만약실기평가에서아서학생이없었더라면다른모든학생들이피해를봤을수도있습니다.그런영향력을끼친학생이능력이없다고요?”

“하지만그건모두소환수덕분-”

“소환수는능력으로치부하지도않습니까?이거록사나교수에게말씀드려도되겠습니까?”

“아니,제가언제그런말을-”

“하셨죠.”

“……”

계속해서자신의말이끊기자학장의얼굴이울그락푸르락해졌다.

그모습에속으로쾌재를부른총장은마지막쐐기를꽂기로했다.

“그게아니라면,저의평가방식에불만이라도?”

“그건아니죠…”

학장의앞에있는사람은단순한아카데미총장이아닌,대마법사이자현자라불리는남자였다.

마도제국에서대마법사가가지는지위는공작위에준했다.

그런사람을무시하는발언은설령고위귀족이라도함부로할수없었다.

결국학장은횡설수설몇마디를더하고는그대로총장실을나설수밖에없었다.

학장이나가고총장은한숨을내쉬며찻잔을들여다보았다.

차갑게식은차를보며혀를찬총장은책장에서사진을끌어왔다.

자신이이세상에넘어와처음으로마음을준사람의얼굴을보며총장은피식웃음을흘렸다.

“거참…어떻게주변사람고생시키는것도이렇게똑같을수가있을까.”

만약그말을사진속사람이들었으면이렇게반박했을것이다.

‘내가아니라당신을닮은거겠지.’

그모습을상상한총장은기분좋은미소를지으며콧노래를흥얼거렸다.

‘아서가들어갈기숙사는특별히신경써서청소해두라고관리실에말해두어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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