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10
1.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이곳에 발을 들이겠다는 결정도, 저들과 맞서 싸우겠다는 결정도 모두 내가 선택한 결과임에도.
머릿속에서는 이 모든게 저들이 의도한 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이 들 지경이었으니.
왜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일까?
간단했다.
적들의 공격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의심의 흐름을 이성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순간마저 적들에게 빼앗기고 있는 탓이다.
“후우.”
가볍게 숨을 토해내며 아래를 살폈다.
새하얗던 교복은 이미 붉은 피와 먼지들로 더럽혀진지 오래였고, 외투로 걸치고 온 가디건은 이미 찢기고 구멍이 나 형태를 잃어버린지 오래였다.
온갖 총알과 폭탄, 강철로 된 둔기나 칼날 등을 막고 피하면서 생긴 자상들이 쌓인 결과물이었다.
물론, 미사일 폭격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컸지만 그건 고통스러울 뿐 힘겹지는 않았다.
지금 가장 힘겨운건 무엇보다 저 끊이지 않는 병력에 있었으니까.
“……시발.”
순간 소름이 전신을 내달렸기에 절로 욕이 튀어나왔다. 너무 많은 피가 몸에서 빠져나간 탓인지, 아니면 옷이 제 기능을 못하는건지 묘한 서늘함이 감돈다.
물론, 이전보다 더 강화된 재생 능력 덕분에 자잘한 상처는 빠르게 나아졌지만 금방 또 다른 상처가 생겨나길 반복하고 있었기에 의미가 없었다.
한탄이 절로 나왔다. 분명 나는 게임개발부를 돕기 위해 왔을 뿐인데 어째서 이런 상황에 빠졌는가.
타타타탕─!
속으로 한탄하기도 잠시, 총 소리가 들려왔다.
배후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순식간에 허리를 틀어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방패를 세웠다.
특수 개조된 총알인지 방패 일부가 음푹 파이는 모습이 보였지만 총알은 확실히 튕겨냈다.
이내 뒷발에 힘을 주고 앞으로 달려들었다. 경을 실어 무게중심을 옮겨 순간적으로 속도를 올렸다.
-콰앙!
중앙에 있던 오토마타를 발판 삼아 찍어누름과 동시에 주변에서 내게 총구를 겨누던 녀석들에게 방패를 휘둘러 박살냈다.
콰즈즉! 하며 스파크가 튀었다.
순간 초감각이 내게 위험을 알려왔다.
“망할!”
또 이 패턴인가. 그런 생각이 스쳤다.
몸을 빼내며 뒤쪽으로 발을 박찬 즉시, 방패를 치켜들었다. 방패 뒤쪽에 최대한 몸을 감추었다. 그러자 이내 파괴된 로봇에서 빛이 터져나왔다.
퍼어어엉─!!
파괴되면 폭발하는 기믹의 오토마타였던 것.
폭발로 인한 충격에 몸이 떠밀리며 나는 바닥을 한차례 구를 수밖에 없었다.
로봇의 잔해와 온갖 파편, 먼지로 가득한 바닥을.
웹 슈터를 사용할 수 있었다면 쉽게 피했겠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웹 슈터를 빼놓고 온 상황.
나는 속으로 욕을 쏟아내며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다시 방패를 휘두를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다가온 오토마타가 총이 아닌 글라인더를 장착한 채, 내 머리를 노리고 달려들었기에.
“꺼져!”
다가오는 글라인더를 피해 고개를 틀었다.
어깨 너머를 가르는 글라인더 소리가 귓가에 시끄럽게 울려퍼졌다.
나는 순식간에 방패를 휘둘러 팔을 부수고, 녀석의 글라인더를 붙잡아 녀석의 머리로 반송해주었다.
직후, 하트 모양으로 머리가 쪼개진 녀석의 배를 뻥 차서 오토마타가 모여있는 방진으로 돌려보냈다.
꽝! 하며 훈훈한 재회의 소리가 울려퍼졌다.
나는 곧바로 재회의 현장으로 뛰어들어 방패에 경을 실어 전력을 다해 쏘아보냈다.
쾅! 쾅! 쾅! 쾅!
날아간 방패가 물리법칙을 위배한 듯한 움직임으로 열댓개의 로봇을 파괴하고 하늘 높이 떠올랐다.
나는 방패를 되찾기 위해 직접 하늘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방패와 이 아득하기만 한 병력의 끝자락에 보이는 무언가를 주시했다.
거대한 오토마타. ‘파워 로더’라 불리우는 것이었다.
그것은 묘한 푸른빛을 띠는 개체였다.
초감각도 저것을 특히나 경계하고 있었다.
아마, 테러화 병기인가? 모르겠다.
나는 공중에서 방패에 발을 걸치며 파워 로더를 바라봤다.
자신을 보고 있음을 알아챘는지 파워 로더의 렌즈가 슬쩍 내가 있는 위쪽으로 올라왔다.
아니, 정확히는 나를 조준한 것이겠지만.
‘자꾸 실없는 생각을.’
흐. 피를 많이 흘리니 정신이 혼미한 것일까.
이 또한 모르겠다.
나는 헛웃음을 내뱉으며 그대로 발에 경을 실어 축구공을 차듯 방패를 쾅! 후려찼다.
포물선… 은 그리지 않고 일직선으로 나아간 방패.
순식간에 총알처럼 날라간 방패는 내가 원하던대로 파워 로더에게 쇄도했고, 이내.
쩌어어엉─!!
발차기를 통해 날린 방패가 만들어낸 광경은 실로 훌륭했다.
파워 로더의 가슴에 큰 구멍을 만들어주었다.
사방에서 불꽃이 튀길래 더워보였는데 잘되었다.
흐뭇하게 미소지으며 바닥에 착지하자, 자신들의 전우- 파워 로더의 죽음을 애도할 시간조차 없이 내게 죽어라 달려드는 매정한 오토마타들.
나는 공감이란 것을 모르는 이 비인류 새끼들에게 큰 환멸을 느끼며 정의의 철퇴를 휘둘렀다.
쾅! 쾅! 콰앙! 콰아아앙!!
“아. 방패 괜히 날렸다. 시발.”
너무 먼 거리까지 날려버린 탓에 맨손으로 이 빌어먹을 새끼들과 싸우게 된 상황이 실로 한탄스럽다.
나는 너무나도 슬픈 나머지 주변에서 다가오는 놈들의 골통을 손수 하나하나 깨부수며 속으로 울었다.
쾅! 주먹을 내지르자 비인류 하나의 고개가 꺾였다.
좌측에서 다가오는 로봇이 칼날을 매섭게 휘두르길래 어깨로 흘리며 발차기로 목을 박살냈다.
아까처럼 자폭을 하려는 놈은 목에 손날을 꽂아넣어 저 멀리 날려버렸다.
멀리서 날 저격하려는 녀석들은 바쁘게 뛰어다니면서 손수 머리에다 정의의 철권을 먹여주었다.
쉴 새 없이 움직일 때마다 나의 승률이 올라가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한 곳에 몰려 끊임없는 병력을 상대하는 것은 하책이었기에, 온갖 수단으로 퇴로를 만들어 놈들이 나를 따라오도록 했다.
피하고, 부수고, 막아내고, 부수고, 뚫고, 부순다.
초감각과 수많은 전투를 통해 단련된 경험으로 기약 없는 전투에서 이길 방안을 모색한다.
미사일 폭격과 쌓인 충격 탓에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지쳐갔지만, 동시에 내게 큰 도움을 주었다.
많은 적들과의 싸움은 그것만으로 내게 경험치가 되어 내 감각을 더욱 구체화시키고 있었으니.
사람과 싸울 때와 다르게 시선을 통해 공격 궤도를 읽을 수 없다는 점은 힘겨웠으나, 사람과 달리 정직한 공격을 한다는 점은 오히려 쉬웠다.
정확히는, 쉽다기보단 패턴을 읽어내기가 수월하다는 의미였지만.
물론, 가끔가다 전투 시스템을 잘 짰는지 허초와 실초를 섞어서 날리는 놈들도 있었지만 아직 초감각을 따라오진 못하는 수준이었기에 의미 없었다.
돌연 의화감이 들었다.
의미. 그래.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이 일에는.
“이 과정에 무슨 의미가 있지.”
대답은 없었다. 그저 오토마타가 총을 겨눌 뿐이다.
놈들에게 대답을 기대하진 않았다.
애시당초 저것들은 주어진 명령만 수행하는 비인류 고철덩이에 불과한 것이었기에.
키보토스 도심에 걸어다니는 유사 인류들과는 거리가 한참이나 먼 것이었다.
내가 대답을 바란 것은…….
“이 행위에 무슨 의미가 있는거지?”
이런 전투를 통해 자신들의 병력을 소모할 이유.
날 공격하는 이유. 내게 말을 건 이유. 나에게 그 좆같은 미사일을 꽂은 이유. 선생을 막지 않은 이유.
그 모든 이유가 궁금했다.
혼미한 정신 속 초감각이 속삭였다.
모든 정보를 탐하는 괴물이 침을 삼켰다.
하지만, 여전히 대답은 없었다.
“무시, 인가.”
예상한 반응이었다. 오히려 대답했다면 더 의아했겠지. 아니, 정확히는 의심했겠지.
이새끼들이 순순히 대답할 새끼들이 아닌데? 하고.
그럼에도 나는 어딘가 아쉬우면서 미련이 남은 표정을 지었다.
한숨을 내쉬자, 전투의 열기로 인한 새하얀 김이 입밖으로 새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전신이 떨리는 것이 아무래도 곧 한계가 찾아올 모양. 이대로 여기서 쓰러진다면 좆되는데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찌릿! 하고 초감각이 신호를 보냈다.
누군가의 기척을 읽어낸 것이다.
그리고 그 기척은 내가 기다리던 것이었다.
“타이밍 죽이네, 진짜…….”
나는 힘겹게 중얼거리며 허허로이 웃었다.
길었던 싸움이 끝났다는 것이 너무 기뻤다.
아마 이대로 돌아가면 다들 놀라겠지?
근데 어쩌겠나. 갈아입을 옷이 없어.
이럴 줄 알았으면 여벌 옷 좀 챙겨올걸.
“이제 끝내자. 다음에 또 보자고.”
삐빅! 삐비빅!
내가 떠난다는 것이 그렇게나 슬픈지 구슬프게 비명을 내지르는 오토마타들이 보였다.
“그래그래. 나도 아쉽다. 그러니 또 찾아올게. 그때는 내가 열심히 너희들 다 죽여줄테니 걱정 말고.”
삐비비빅!
“귀여운 새끼.”
빠각-!
대답이라도 할 심산이었는지 열심히 신호음을 내던 오토마타를 반으로 쪼개버렸다.
난 빠르게 방패를 챙기며 현장에서 빠져나가기 전, 혹시나 싶어 말을 걸어보았다.
“마지막으로 할 말 없냐?”
그때, 기다렸다는 듯 목소리가 들렸다.
‘…조만간.’
“조만간?”
‘천상 멸겁의 지옥에서 올라온 불길이 너희의 모든 것을 앗아갈 것이다.’
“…….”
‘말법의 시대가 왔나니, 곧 심판이 도래하리라. 그러니 너희는 필히 사명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 말에 나는 피식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좆까.”
뭔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어.
2.
“꺄아아아악! 히이로! 너, 너, 너 괜찮아?!!!”
“피! 피가… 피가 무슨……!!”
“히이로! 대체 무슨 일이……! 일단 업혀! 빨리 이곳에서 나가자! 치료부터 받아야겠어!”
“엥. 그 정도는 아닌…….”
“잔말 말고 선생님 말 들어! 진짜 혼나고 싶어?!”
“아. 넵.”
…
…
“꺄아아아아아악! 히이로! 피가, 피가아아……!!!”
“대체 무슨 일이 있었으면 이 정도가……?”
“병원! 빨리 병원부터! 히이로 죽으면 안돼애애애!”
“상처부터 지혈해야 돼요! 그러니까 빨리 옷 벗어요! 아니, 제가 직접 벗길게요!”
“히, 히마리 선배? 잠시만요. 이건 좀……!”
“잔말 말고 벗어요!”
“…어? 왜 이렇게 상처가 적지?”
“뭐야? 이거 어떻게 된거야? 피가 그렇게 흘렀는데… 상처가 왜 이리 적어?”
“……그, 제가 재생 능력이 좀 좋아서.”
“?”
“…무슨 초능력이라도 되는거야? 이 빠른 시간에 상처가 재생된다고? 그게 말이 돼?”
“되던데요.”
“?”
“아. 그래도 큰 상처는 재생이 좀 늦게 되더라고요. 하하.”
“…….”
“…….”
3.
폐허로의 첫 여정이 끝났다.
여러모로 수확을 얻었지만 얻지 못한 것도 있었다.
예를 들면 내 등짝의 평온이 그러했다.
지금까지 재생 능력만 믿고 히어로 활동을 하며 나대고 다녔다는 사실을 들키자 많은 애들한테 등짝을 마구 얻어맞았다.
여러모로 마음의 짐을 덜기도 했지만, 내가 앞으로도 이 능력 때문에 더 위험한 일에 뛰어들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는지 많이들 슬퍼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이 일을 멈출 생각이 없는 것을.
이러한 사실을 알기에 동료들도 등짝을 때리고 넘어간 것이리라. 나는 붕대를 감은 팔을 문지르며 헛웃음을 흘렸다. 아직까지 얼얼한 통증이 남아있었다.
‘……저 폐허를 다시 가야한다고.’
이번에 폐허에서 했던 경험을 떠올리니 소름이 절로 돋았다. 다시 미사일 맞기는 싫은데.
“음.”
한탄을 멈추고 생각을 이어갔다.
그리고 또 하나, 이번 여전에서 얻지 못한 것.
G.Bible. 이번 여정의 본래 목적.
최고의 게임을 만드는 방법이 적힌 기물.
게임개발부는 이번 폐허행을 통해 한 명의 부원- ‘텐도 아리스’라는 소녀를 손에 넣었을 뿐. 정작 중요한 G.Bible을 얻지는 못했다.
그 탓에 유우카에게 유예 기간을 부여받기는 했으나, 온전히 폐부 선언을 철회시키진 못했다.
그녀들이 게임을 만들어서 실적을 내야한다는 상황은 변치 않았다는 것이다.
그 사실에 크게 슬퍼한 쌍둥이였지만, 아리스라는 아이가 생긴 덕인지 상심이 길진 않았다.
쌍둥이는 이내 자신들이 주워온 아리스에게 관심을 두며 그녀에게 상식과 정보를 주입시키며 휴식 아닌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양.
원작대로 아리스의 교육을 시작한 셈이다.
아마 내가 병상에 누워있는 동안에 원작의 아리스가 생겨나있으리라.
나름의 기대감을 품고 맘 편히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물론, 저녁에는 다시 실크가 되긴 하겠지만.
오후까지 합법적으로 쉴 수 있는 순간이었으니.
“머리 아프다, 진짜.”
최근 생각한 것이지만, 뭔가 여러모로 여유가 없어진 듯한 기분이었다.
저번에 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후로, 아니, 정확히는 비나와 싸운 이후로 계속 누군가에게 쫓기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밀레니엄에 돌아오자마자 사건이 터지고, 초감각으로 빨간약을 먹고, 리오에게 압박을 받고, 토키와 싸우고, 정체성의 혼란이 생기고, 트리티니에도 가고.
“허.”
진짜 엄청나게 움직이긴 했네.
바쁘다. 진짜 너무 미친 듯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번 폐허행까지 겹치니 심적으로 여유를 챙길 여력이 없다. 단순한 말로 스트레스가 쌓였다.
‘히어로가 되려고 했을 때, 이런 삶을 살게 될거라는건 짐작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짐작하는 것과 실제 겪는 것은 달랐다.
당장 아까까지만 해도 싸움을 이어나가며 스트레스가 터지기 직전이었으니.
미친 생각이 끊임없이 몰아치고, 몸뚱이를 움직일 때마다 전신이 사포로 긁어대듯 삐걱거리는 고통은 견디기 쉽지 않은 경험이었다. 정말로.
그런 고통을 겪지 않고자 강해지려고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이다.
여유를 챙길 필요성을 느꼈다.
앞으로 길게 이 삶을 유지하기 위해선 나의 정신이 깎여나가는 것도 사전에 방지해야지 않겠나.
물론, 생각만 이렇지. 지금 당장에도 폐허에서 들은 말들의 의미를 어렴풋이 추측하며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다.
원작의 지식과 현재의 정보를 취합하여 앞으로의 행보도 정리하거나, 리오에게 정체를 들키기 않기 위해 항상 사방을 경계하며, 매일 저녁에 도시에 나가 악당들과 맞서 싸우며 몸에 상처가 늘어만 갈 터.
“후우…….”
한탄 섞인 한숨을 내뱉으며 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니가 선택한 길,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이전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내 결심은 달라지지 않았다.
처음부터 정한 길, 끝까지 갈 것이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말이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날 더 성장시킬 뿐. 그러니 내가 하늘에 서겠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현대 최강의 히어로. 실크. 그게 나다.’
실없는 생각을 이어나가며 결심을 다졌다.
개소리를 읊을 때면 재밌어서 그런지 기분이 좋았다.
나만의 정신력 회복 방법인 셈이다.
나는 만족스레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창 밖으로 하루의 끝을 고해오는 주홍빛 노을이 스쳐지나갈 즈음, 조금은 따뜻한 바람이 불어왔다.
어느덧 3월이 끝나가고, 4월이 찾아오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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